일본이 빼앗은 이름, 죽어서야 돌아온 칭호 : 의민황태자의 기구한 생애
1963년 11월,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 의민황태자 이은(李垠)이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그러나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환영 인파도, 왕위도, 황실의 영광도 아니었다. 병든 몸과 낯선 조국, 그리고 쓸쓸한 침묵뿐이었다. 어린 나이에 일본으로 끌려가 반세기를 이국땅에서 보낸 황태자. 그 이면에는 단순한 역사의 비극을 넘어, 제국의 몰락과 한 남자의 철저한 고독이 뒤엉켜 있다. 열두 살 황태자, 일본으로 끌려가다1907년, 대한제국은 이미 실질적인 주권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해 고종이 강제로 퇴위당하고 순종이 즉위했으며, 일제는 조선 황실을 서서히 무력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 작업의 핵심 중 하나가 바로 황태자 이은을 일본으로 데려가는 일이었다. 당시 이은의 나이는 겨우 열한 살이었다. 공식 명목은..
2026. 4. 5.